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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알려주는 연명의료 결정 vs DNR의 진짜 차이

Maethra의 타로 블로그일까요? 2025. 8. 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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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호사로 일해왔고, 지금은 간호학과  공부노동자로 일하고 있고(?), 간호학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마에트라 입니다.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정말 많은 가족분들이 "간호사님, 연명의료 결정이 뭐예요?", "DNR이랑 뭐가 달라요?"라고 물어보세요.

처음 듣는 용어들이니까 당연히 헷갈리시죠.

그런데 의사선생님들은 바쁘셔서 자세히 설명해드릴 시간이 부족하고, 막상 가족들은 급하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많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현장에서 매일 이런 상황을 겪고 있는 간호사의 입장에서 쉽게 설명해드릴게요.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

87세 할아버지가 응급실을 통해 중환자실로 오셨어요.

폐렴이 심해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계신 상태였는데, 가족분들이 모여서 이런 대화를 나누시더라고요.

 

큰아들: "아버지가 평소에 '기계로 연명하지 말라'고 하셨잖아..."
며느리: "그런데 DNR 한다고 해서 치료를 아예 안 받는 건 아니죠?"
둘째: "연명의료 결정이랑 DNR이랑 뭐가 다른 거예요?"

 

이런 상황, 정말 자주 봐요.

그럴 때마다 제가 옆에서 하나하나 설명해드리는데,

 

오늘은 그 내용을 여러분과 나누려고 해요.

 

연명의료 결정, 현장에서는 이래요

 

간호사가 본 연명의료 결정

쉽게 말해서 "이제 더 이상 생명을 억지로 늘리는 치료는 그만하자"는 거예요.

2018년에 법이 생긴 후로, 저희도 이런 상황들을 많이 겪게 됐어요.

 

환자분이 임종 과정에 들어가셨을 때, 가족들과 함께 앞으로의 치료 방향을 정하는 거죠.

실제로 어떤 치료들이 중단되나요?

제가 현장에서 본 것들을 말씀드릴게요:

 

중단되는 것들

  • 심폐소생술 (가슴 압박, 전기충격 등)
  • 새로운 인공호흡기 적용
  • 새로운 투석 시작
  • 항암치료 계속하기
  • 집중치료실 내 적극적인 생명연장 치료

 

계속되는 것들 (이게 중요해요!)

  • 진통제, 해열제 등 편안함을 위한 약물
  • 영양공급 (경우에 따라)
  • 기본적인 간병과 돌봄
  • 산소 공급 (편안함을 위해)
  • 가족과의 시간

 

DNR, 이건 좀 더 간단해요

간호사 입장에서 본 DNR

DNR은 말 그대로 "심장이 멈추면 심폐소생술 하지 마세요"예요.

중환자실에서 일하다 보면, 어르신들이 심정지가 오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 보통은 가슴을 세게 누르고, 전기충격을 주고, 강심제를 넣는 등의 응급처치를 하거든요.

그런데 DNR 지시가 있으면 이런 처치는 하지 않고,

 

대신 편안하게 보내드리는 거죠.

 

중환자실에서 실제로는...

DNR 환자분도 다른 치료는 다 받으세요.

항생제도 쓰고, 수액도 맞고, 필요하면 수술도 해요.

단지 심장이 멈췄을 때 소생술만 안 하는 거예요.

 

둘의 차이, 간호사가 쉽게 설명해드릴게요

20년 이상 현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이거예요:

범위의 차이

  • 연명의료 결정: 포괄적이에요. 여러 치료를 한꺼번에 결정
  • DNR: 심폐소생술 하나만 결정

절차의 차이

  • 연명의료 결정: 법정 서류 작성, 의료진 2명 확인 필요
  • DNR: 의무기록에 기록, 비교적 간단

적용 시기

  • 연명의료 결정: 임종과정 진입 시
  • DNR: 중환자실 입실 시점부터 가능

 

가족들이 자주 묻는 질문들 (현장 버전)

"간호사님, 그럼 우리 아버지 포기하는 건가요?"

아니에요! 이건 포기가 아니라 현명한 선택이에요.

제가 봐온 많은 가족분들이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하세요. 하지만 실제로는 환자분을 더 편안하게 해드리는 거거든요.

 

무의미한 고통 없이 존엄하게 마지막을 맞으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거예요.

 

"DNR 해도 다른 치료는 받을 수 있나요?"

물론이죠!

 DNR 환자분이 폐렴 치료 받으시고 많이 좋아지셔서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기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DNR은 정말 심폐소생술만 안 하는 거예요.

 

"한 번 정하면 못 바꾸나요?"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요!

실제로 가족분들이 마음을 바꾸시는 경우도 있어요.

"역시 끝까지 해보겠다"고 하시면 바로 철회할 수 있거든요.

저희도 그렇게 안내해드려요.

 

간호사가 보는 현실적인 조언

 

미리 대화해두세요

건강하실 때 가족끼리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결정하는 것보다 훨씬 좋아요.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세요

궁금한 건 뭐든지 물어보세요. 저희 간호사들도 언제나 설명해드릴 준비가 되어 있어요.

환자분의 평소 생각을 고려하세요

"우리 어머니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생각해보시는 것도 도움이 돼요.

 

실제 사례로 이해해보세요

Case 1: 연명의료 결정

75세 김할머니, 말기 간암으로 임종과정 진입 → 가족회의 후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투석 모두 거부 → 진통제와 편안한 돌봄만 받으며 평안히 임종

Case 2: DNR만

82세 박할아버지, 폐렴으로 중환자실 입실 → DNR 지시 → 항생제 치료, 수액 등은 계속 받음 → 치료 후 회복되어 일반병실로 전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

20년이 넘는 임상생활 동안  일하면서 정말 많은 순간들을 함께했어요.

어떤 날은 가족분들이 복도에서 울고 계시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환자분이 평안하게 임종을 맞이하시는 순간을 지켜보기도 했죠.

처음에 연명의료 결정이나 DNR 이야기가 나오면, 대부분의 가족분들이 "우리가 아버지를 포기하는 건 아닐까?", "혹시 회복될 수도 있는데 너무 성급한 건 아닐까?"라는 마음으로 많이 힘들어하세요.

 

큰아들은 "끝까지 해보자"고 하시고, 둘째는 "아버지가 고생하신다"며 눈물을 흘리시고... 그런 모습들을 정말 많이 봤어요.

그런데 신기한 건, 시간이 지나고 나면 같은 가족분들이 저에게 와서 "간호사님, 그때 선택이 맞았어요. 아버지가 마지막에 편안해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특히 기억에 남는 할머니가 한 분 계세요. 처음에는 모든 치료를 다 해달라고 하시던 분이었는데, 연명의료 결정을 하신 후에 "우리 할아버지가 마지막 며칠 동안 손주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좋아하던 음악도 들으면서 보낼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저도 이 제도가 왜 필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이런 결정들은 절대 환자분을 포기하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그분의 존엄성을 지켜드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으로 돌보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기계와 각종 처치로 고통받는 대신, 가족들과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드리는 거죠.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에요. 저도 고년차 고인물 간호사지만, 가족의 입장이 되면 어떨지 상상해보면 정말 어려울 것 같거든요.

그래서 더더욱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의료진과도 많은 대화를 나누시길 바라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런 결정을 내리시는 가족분들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감정보다 환자분의 편안함을 먼저 생각하시는 모습에서 진짜 사랑이 뭔지 배우게 되거든요.

 

혹시 지금 이런 상황에 계신 분이 있다면, 너무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의료진들은 이런 상황을 정말 많이 경험했고, 최선의 방법을 함께 찾아드릴 수 있어요.

그리고 어떤 결정을 내리시든, 그 결정을 존중하고 끝까지 함께할 거예요.

 

마지막으로, 건강하실 때 미리 가족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시길 권해요.

"나는 어떻게 살고 싶고, 어떻게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은지"에 대해서요.

그러면 실제 상황이 왔을 때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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